[댄스포럼 6월호] 김윤아 안무 '이것과그것'
작성자 : TanzPlay(117.♡.1.219) 작성날짜 : 2017-06-13 14:16:56  |  조회수 : 628






안녕하세요 탄츠플레이입니다.
댄스포럼 6월호에 탄츠플레이 김윤아 대표님의 안무 '이것과그것' 이 소개되었습니다.
제20회 크리틱스 초이스 폐막 초청작으로 선보였던 김윤아 안무의 '이것과그것' 총평론 내용이 담겨져있습니다.

김윤아 안무의 ‘이것과 그것’은 최근 드러낸 안무자 특유의 이국적 정서와 대사를 통한 연극적 요소 그리고 고상함이 짙게 묻어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그의 안무는 항상 well-made를 추구한다. 현대무용에서 의식 없이 쓰이는 외국어의 생경한 불편함이 아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 무의미함을 보이며 소외효과를 가지고 온다. 또한 의자를 오브제로 사용한 무대 장치는 개성과 몰개성을 상징하며 구체적인 구성의 중심으로 자리한다. 이 작품에서도 안무자의 색깔이 확실하게 각인시키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렇게 9개의 영의를 가지고 준비한 작품이 관객과 만났다. 아마 그 열정이 아까워서 같은 형태로 혹은 변용되어 다른 무대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 제공의 원천이라는 점도 크리틱스 초이스가 지니는 가치 의미일 것이다.


김호연_총평론

김윤아이것과 그것
김윤아는 필자의 학구열을 자극하는 하는   되는 안무가  하나다사무엘 베케트를 즐겨 읽고 르네마그리트를 사랑하는작품에 철학적 깊이를 담는 안무가이번 작품 ‘이것과 그것에는 인생의 부조리함을 말하는 사무엘 베케트의 소설 ‘이름 붙일  없는  대한 그녀의 해석이 담겼다.

  김윤아는 소설의 텍스트를 육성으로 제시하며팔다리가 떨어지고 몸통과 머리 밖에 남지 않았다는 소설의 주인공만큼이나 이상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다리미로 머리를 다리는 여자냄비를 신고 다니는 여자세탁바구니를 뒤집어쓴 여자…. 이유를   없는 비정상적 행동들이다이곳은 어디이고 그녀들은 누구일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걸까.

  여자들은 회색의 턴테이블로 대변되는 ‘ 살고 있고이곳에는 이상한 침묵이 흐른다어디선가 들어온 외부인이 외국어로 한참을 떠들어대지만언어와 비언어를 총동원해 손짓 발짓을 할지언정그마저도 완전히 무의미한 침묵이다알아들을  없는 말로  채우되 소통할  없는 침묵의 상태김윤아의섬에는 소외감이 자리한다.

  그러나 사지를 잃은 소설의 주인공과 달리 여자들에겐 팔다리가 남아있다내레이션의 “절망고통쾌락상처…”처럼 인생을 짓누르는 것들에도 불구하고그들은 다리를 높게 쳐든다심지어 너무나도 아름다운 무대에서무심하게  둘러놓은 듯한 파스텔톤 의자들( 외에도 침대가로등빨래건조대 )오브제로 삼아…. 동시에 턴테이블은 천천히 회전한다.


  이어지는 배우들의 대사. ‘이름 붙일  없는 에서 발췌한 텍스트다. “어떤 누군가가 자신이 존재하는곳에 머물러 있다는  이야기도 대단하지, …(중략)…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고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아무개는 거기에 머물러 있는 거지 아무개가 보기에그의 주변에는겉으로 보기에겉으로 보기에 말이야아무 변화도 없는 거야.”

아무변화도 없는 듯한 우리들의 . “어디로 가는지도어디에 있는지도어디에서 오는지도 모른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뒤로 물러나지도 못하며죽어가고살아가고태어나는” 인생…. 그러나 김윤아는  부조리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소리들이그것들이 돌아다니다가 벽을 통과하고 있어그런데 말이야  모습들을 똑같이 말할 있을까?”
당연히 그럴  없지.”

그녀의 대답에는 망설임이 없다그리고 이어지는 결론.
살갗이  벗겨졌네?” “…통과하다 그랬나봐.”
살갗이  벗겨졌네?” “…통과하다 그랬나봐.”
살갗이  벗겨졌네?” “…통과하다 그랬나봐.”

   무대가 밝아지고살갗이 벗겨진 의자들이 보인다이제야 온전히 보이는  표면들… 하이힐을 신은의자대못이 잔뜩 박힌 의자가로등에 걸린 의자…. 그렇다이곳의 모든 사물은 나다살갗이 벗겨진계속 같은 자리에 있는  같아도 실은  벽을 통과한 사물의 비유를 통해 김윤아는피부가 벗겨지도록 우리는 나아가고 있다고매순간  벽을 지나가고 있다고 모든 인생에 위로를 건넨다.

  핸드백의 무게에 짓눌러 단체로 종종대는 출근길가방은 무겁고삶은  버겁다그러나 끌어안은 가방이 엄마 품의 아기로 변하는 순간그렇게   그녀들은 인생의  벽을 넘고살갗이 벗겨지고버거움에 가방을 떨구고야 말더라도발목에 걸고 질질 끌고라도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사무엘은 글쓰기를 형벌이라 여겼지만김윤아에게 춤은 위로이자 격려이다어쩌면 우리의 존재는 무의미하고의사소통은 불가능하고의지는 무력하지만사무엘이 말하듯 ‘침묵이 있을 것이고’, ‘나는 어디에 있는가,’   없을 테지만적어도 그녀에게겉으로 보기에 아무 변화도 없는 우리의 모습은누구와도 같다고 말할  없는매순간 성장하고 나아가는 의미 있는 기척인 것이다.  

윤대성_댄스포럼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