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긍정하는 해소과 배출의 카타르시스
김윤아는 굳은 심지만큼이나 자기 예술이 확고한 안무가다.
무용계에 범람하는 자기연민과 비관주의를 박차고,
그녀는 오롯이 생(生)을 긍정한다.
결핍, 이별, 고독, 권태... 그 어떤 소재도 김윤아를 만나면 다른 시각을 입는다.
결핍과 고독 암울한 감정을, 해소와 배출의 카타르시스로 바꾸어 버리기 때문이다.
센티멘털리즘의 감정 과잉도 없다.
오히려 무덤덤한 묘사가 절절한 공감을 끌어낸다.
적어도 작년 무대에 올렸던 <Tabula Rasa>가 그랬다.
이 작품은 김윤아를 [크리틱스 초이스 2015]의 '우수 안무가'로 만들었다.
그녀는 여전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5년전 현대무용 기반의 운동법을 만들고 탄츠플레이의 문은 연 뒤로,
바디디자이너, CEO, 티칭 강사등 1인 다역을 맡아온지 오래였다.
탄츠플레이를 찾는 여배우들이 늘어나면서 일이 더 많아졌다고 했다.
계절적으로도 한창 바쁠시기였다.
그런데 [크리틱스 초이스]가 3개월이나 당겨지다니, 발 없는 귀신이 다가오듯 공포에 가까운 부담이 엄습했다.
"4월 부터 작업에 들어가야지 했는데 공연이 4월이 되었어요. (웃음) 첫 순서다보니 마음이 더 급해집니다. 상 받은 사람이 책임감 있게 해주길 바라면서 처음과 끝을 맡기신 걸 텐데... 무엇보다 작년 공연을 보신 분들이 또 와주신다고 해서 더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대감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인데 실망시킬까봐 걱정이에요.
대부분 일반관객이라 그런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앓는 소리와 달리 정돈된 구상들이 보였다.
본 공연의 재미를 위해 모두 적을 수는 없지만 꽤나 구체적인 모습이었다.
그녀는 먼저 <The dinner>라는 제목의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에 결핍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권태, 고독에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감정선을 먼저 잡고 장면을 떠올리는 편인데, 이런 감정을 유발하는 공간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보니 '혼자 먹는 저녁식사'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The Dinner>로 정했어요. "
그러나 그것으로 끝난다면 김윤아가 아니었다.
"보통 권태라고 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권태가 창조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하는 책인데요. 권태로움이 있기 때문에 삶의 발전이 있고, 진부함 속에 있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고 쓰여있었어요. 읽는데 공감이 되더라고요. 실제로 제가 그랬거든요.
(중략)
김윤아는 권태를 '지적인' 감정이라고 표현했다. 반복적으로 자신을 참아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그렇다고 했다. 그녀의 권태로운 저녁식사 <The Dinner>는 어떤 모습일까. 4월 초 아르코 대극장에 오를 신작이 궁금해졌다. DF(윤) [댄스포럼]3월호에 수록된 글에서 일부를 발췌하였습니다.
-크리틱스 초이스 2016에 수록된 글 중 일부 발췌
사진 옥상훈
2016 크리틱스 초이스 <The Dinner> 최우수상 선정
2017년 크리틱스 초이스 엔딩공연 예정
더 좋은 모습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